대장암 조기발견하면 생존율 95%인데 왜 사망률 높나
송혜미 기자 입력 2019-04-25 03:00 수정 2019-04-25 03:00
본보 , 대장암 조기검진 활성화 모색

15 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열린 ‘대장암 조기 검진 활성화 방안 모색을 위한 좌담회 ’에서 참석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. 왼쪽부터 연세대 보건대학원 지선하 교수 , 같은 대학원 박소희 교수 ,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한윤대 교수 , 이진한 동아일보 의학전문기자 ,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김남규 교수 ,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차재명 교수 ,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조영석 교수 . 장승윤 기자 tomato99@donga.com
대표적인 서구의 암 (癌 )으로 불리는 대장암은 서구식 식생활이 보편화되면서 지난 20 년간 국내에서도 급격히 늘어났다 . 2012 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대장암 발생자 수는 인구 10 만 명당 45 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 (OECD) 국가 중 1 위다 . 국내에서 위암 다음으로 많이 발병하는 암이 대장암이다 . 인구 10 만 명당 17.1 명이 대장암으로 사망하고 있다 . 이는 위암 (10 만 명당 15.7 명 )보다 높은 수치다 .
동아일보는 15 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대장암 조기 검진을 활성화하기 위한 좌담회를 열었다 . 좌담회 진행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김남규 교수가 맡았다 . 연세대 보건대학원 지선하 교수와 박소희 교수 ,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차재명 교수 ,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조영석 교수 ,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한윤대 교수 등이 발표 및 토론자로 참여했다 .
○ 예방이 가능한 유일한 암임에도 …
2016 년 대장암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1983 년 암 사망자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위암 사망자 수를 앞질렀다 . 대장암 사망자 수는 폐암과 간암에 이어 사망자 수 3 위다 . 암으로 죽는 사람 10 명 중 1 명은 대장암으로 사망하는 셈이다 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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대장암은 예방이 가능한 유일한 암이라고 불릴 만큼 조기 검진을 통해 악화를 막을 수 있다 . 대장암은 조기 발견 시 5 년 생존율이 95.3%에 달한다 . 하지만 말기에 발견하면 생존율이 10%대로 뚝 떨어진다 . 조기검진을 활성화하면 대장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.
좌담회에 참여한 교수들은 현재 시행하는 대장암 검진 방법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. 우리나라는 2018 년부터 만 50 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무료 국가대장암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. 대변에 남아 있는 혈액을 검사하는 분변잠혈검사를 매년 실시하고 양성 반응이 나오면 대장내시경을 사용해 진단하는 식이다 .
그러나 분변잠혈검사는 ‘질병을 가진 사람에게서 양성이 나올 확률 ’을 뜻하는 민감도가 다소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. 한윤대 교수는 “대변을 빠른 시간 내에 병원에 제출하지 못할 경우 변이 변질될 수 있고 , 변의 혈흔 여부를 검사하는 것이어서 대장암 환자가 아닌 항문질환 환자들이 양성 판정을 받는 경우도 많다 ”고 말했다 .
분변잠혈검사 자체에 한계가 있다 보니 검사를 받는 비율도 낮다 . 2016 년 기준 분변잠혈검사 참여율은 35.7%에 그치고 있다 . 또 분변잠혈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 중 절반만이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고 있다 . 차재명 교수는 “수검자 1000 명 중 1 명만이 국가대장암검진 프로그램을 통해 대장암을 발견하는 게 현실 ”이라고 지적했다 .
○ 유전자 이용한 새로운 검사법 ‘각광 ’
전문가들은 분변잠혈검사보다 더 정확하고 쉽게 참여할 수 있는 검진 방법을 도입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. 조영석 교수는 “분변잠혈검사의 가장 큰 장점은 비침습적 , 즉 몸에 고통을 주지 않고도 실시할 수 있다는 점 ”이라고 말했다 . 분변잠혈검사를 대체하는 새로운 검진 방법을 도입하려면 역시 고통 없이 검사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.
한 교수는 “최근 분변을 이용하면서도 정확도를 90%까지 높인 대장암 검사 방법이 새롭게 개발됐다 ”며 “민감도와 정확도를 높인 조기 진단 기술이라 환영할 만한 일 ”이라고 설명했다 .
한 교수가 소개한 대장암 검진 방법은 대장암 때 많이 발견되는 유전자인 ‘신데칸 -2(Syndecan-2)’를 찾아내는 기법이다 . 정상세포가 암세포가 될 때 유전자가 변하는데 , 신데칸 -2 를 통해 이런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것이다 .
최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암센터는 신데칸 -2 를 이용한 대장암 검진을 통해 민감도와 특이도 (질병이 없는 환자에게서 음성이 나올 확률 )가 90%에 이른다는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.
김남규 교수는 “신데칸 -2 에 기반한 ‘얼리텍 대장암 검사 ’는 기존 분변잠혈검사보다 민감도와 정확도가 높고 , 장을 깨끗하게 비울 필요가 없어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기 전 중간단계 검사로 상당히 의미 있는 검사 ”라며 “이 검사를 통해 향후 많은 환자들이 대장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 ”고 말했다 .
송혜미 기자 1am@donga.com